남성 환자분들이 눈 상담에 오시면 첫마디가 비슷합니다. 쌍꺼풀은 싫다, 티 나는 것도 싫다, 그런데 졸려 보인다는 말은 그만 듣고 싶다. 요약하면 눈은 그대로 두고 인상만 바꾸고 싶다는 뜻입니다.
이것이 가능한지는 눈이 졸려 보이는 원인이 무엇인지에 달려 있습니다.
졸려 보이는 눈의 원인은 둘입니다
하나는 눈꺼풀 피부가 눈을 덮는 것입니다. 피부가 두껍거나 늘어져 속눈썹 위를 덮으면 눈이 작아 보입니다.
다른 하나는 눈을 뜨는 힘이 약한 것입니다. 눈꺼풀을 들어 올리는 근육의 힘이 부족하면 눈을 떠도 검은자가 위쪽에서 가려집니다. 이것을 안검하수라고 부릅니다. 타고나는 경우도 있고, 나이가 들면서 생기기도 합니다.
쌍꺼풀 없이 눈매만 바꿀 수 있는 쪽은 두 번째입니다. 피부가 아니라 힘의 문제라면, 피부를 건드리지 않고 힘만 보강하면 됩니다.
비절개 눈매교정은 이렇게 합니다
눈꺼풀을 뒤집어 안쪽 점막에서 접근합니다. 눈을 뜨는 근육에 실을 걸어 매듭을 지어 힘을 보강합니다. 피부를 절개하지 않으므로 겉에 흉터가 남지 않고, 쌍꺼풀 선도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수술은 30분 내외이고 실밥을 뽑는 과정이 없습니다. 부기가 적어 직장에 다니는 분들은 주말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술 뒤에는 검은자가 더 드러나 눈이 또렷해집니다. 눈 모양 자체는 그대로입니다. 주변에서 수술했다는 것은 모르고 인상이 달라졌다고만 느끼는 정도입니다.
저는 이 방법으로 안검하수를 교정한 245명(458개 안검)의 결과를 정리해 2016년 International Journal of Surgery에 발표했습니다. 458개 중 89%가 목표한 높이로 올라갔고 주요 합병증은 없었습니다. 약 7%는 다시 교정이 필요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칼럼 — 안검하수 245명을 수술하고 정리한 것에 썼습니다.
가능한 경우와 어려운 경우
눈 뜨는 힘이 약하고 피부 여유는 많지 않은 분은 비절개 눈매교정만으로 원하는 결과에 가깝게 갑니다. 20~30대 남성 중 타고난 안검하수가 있는 분들이 대개 여기에 해당합니다.
피부가 두껍고 많이 덮여 있는 분은 다릅니다. 근육의 힘을 보강해도 덮인 피부가 그대로 남아 있으면 눈이 시원하게 떠지지 않습니다. 이 경우 피부를 일부 정리해야 하는데, 피부를 정리하면 절개가 필요하고 절개하면 쌍꺼풀 선이 생길 수 있습니다.
쌍꺼풀 선 없이 피부를 정리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눈썹 바로 아래를 절개해 피부를 제거하는 눈썹하 절개입니다. 눈꺼풀 자체에는 손대지 않으므로 쌍꺼풀이 생기지 않습니다. 눈썹이 짙은 남성은 흉터가 눈썹에 가려져 유리합니다. 다만 눈썹과 눈 사이 거리가 가까워지므로 미리 설명드립니다.
힘이 아주 약한 안검하수는 비절개로 충분히 올라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절개해서 근육을 직접 조이는 방법을 권하고, 이때도 쌍꺼풀 선을 최대한 낮게 잡아 눈을 떴을 때 선이 거의 보이지 않게 할 수 있습니다.
상담에서 확인하는 것
이마를 손으로 눌러 고정한 채 눈을 떠보시게 합니다. 이마 힘을 못 쓰게 했을 때 눈이 얼마나 떠지는지로 근육의 힘을 봅니다. 눈꺼풀 피부의 두께와 여유, 눈썹 위치도 확인합니다. 이 세 가지를 보면 비절개만으로 되는지, 피부 정리가 필요한지가 대체로 정해집니다.
한계도 말씀드립니다
양쪽 눈의 힘을 완전히 똑같이 맞추기는 어렵습니다. 미세한 비대칭이 남을 수 있고, 한쪽만 다시 조정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매듭으로 고정하는 방법이라 드물게 시간이 지나면서 힘이 조금 풀릴 수 있습니다. 피부가 덮인 정도가 심하면 비절개만으로는 결과가 제한적입니다.
눈을 또렷하게 만드는 것과 눈을 크게 만드는 것은 다릅니다. 비절개 눈매교정은 앞의 것입니다. 쌍꺼풀 없이 눈 모양을 바꾸고 싶으시다면 상담에서 눈의 힘과 피부 상태를 보고, 어디까지 가능한지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