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밑 때문에 오시는 분들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한쪽은 "눈 밑이 불룩하고 그늘져서 피곤해 보인다"고 하십니다. 다른 한쪽은 "눈물이 계속 흐르고 눈이 시리다"고 하십니다. 두 번째로 오신 분들 중에 아래눈꺼풀이 바깥으로 말려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을 안검외반이라고 합니다.
하안검 수술을 설명하면서 안검외반을 같이 말씀드리는 이유가 있습니다. 하안검 수술은 외반을 고치는 수술이기도 하고, 잘못하면 외반을 만드는 수술이기도 합니다.
안검외반은 어떤 상태인가
아래눈꺼풀은 평소 눈알 표면에 가볍게 붙어 있습니다. 이 눈꺼풀이 눈알에서 떨어져 바깥으로 돌아 나오면,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눈꺼풀 안쪽 점막이 드러납니다.
증상은 대개 이렇게 나타납니다. 눈물이 자꾸 흐르고, 눈이 시리고 뻑뻑하며, 흰자가 붉게 됩니다. 아침에 눈곱이 많아지기도 합니다. 점막이 바람에 계속 마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많이 오해하시는 것이 눈물입니다. 눈물이 많아져서 흐르는 것이 아닙니다. 눈물이 빠져나가는 구멍은 아래눈꺼풀 안쪽 끝에 있는데, 눈꺼풀이 눈알에서 떨어지면 이 구멍이 눈물에 닿지 않습니다. 빠져나갈 길이 막히니 넘쳐 흐르는 것입니다. 그래서 인공눈물을 넣어도 눈물이 줄지 않습니다.
원인이 세 가지이고, 원인마다 수술이 다릅니다
나이에 따른 이완. 가장 흔합니다. 아래눈꺼풀을 좌우에서 당겨 잡아주는 조직이 느슨해지면 눈꺼풀 전체가 늘어나 눈알에서 들뜹니다. 눈꺼풀을 손끝으로 당겨보면 평소보다 많이 늘어납니다.
피부가 당기는 경우. 아래눈꺼풀 아래쪽 피부가 짧아지면 눈꺼풀이 아래로 끌려 내려가 뒤집힙니다. 외상이나 화상 뒤, 피부 질환 뒤, 그리고 하안검 수술에서 피부를 많이 떼어낸 뒤에 생깁니다.
안면신경마비. 눈꺼풀을 눈알에 붙여주는 근육이 움직이지 않아 눈꺼풀이 처집니다. 이 경우에는 마비가 회복될 가능성이 있는지를 함께 보고 수술 시기를 정합니다.
드물게 눈꺼풀에 생긴 혹의 무게 때문에 늘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겉모습은 비슷해 보여도 원인이 다르면 수술이 달라지므로, 진료에서 원인을 먼저 가립니다.
하안검 수술에서 외반이 생기는 이유
하안검 수술은 눈 밑 지방을 빼거나 위치를 옮기고, 늘어진 피부를 정리하는 수술입니다. 이 수술 뒤에 눈꺼풀이 들뜨거나 뒤집히는 일이 생기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하나는 피부를 필요한 양보다 많이 떼어낸 경우입니다. 눈 밑 피부는 몸에서 가장 얇습니다. 몇 밀리미터만 더 떼어내도 눈꺼풀을 아래로 당기는 힘이 됩니다.
다른 하나는 이미 늘어져 있던 눈꺼풀을 그대로 두고 피부만 정리한 경우입니다. 눈꺼풀을 잡아주는 힘이 원래 약한 상태에서 수술을 하면, 붓기가 빠지면서 눈꺼풀이 바깥으로 밀려 나옵니다.
그래서 수술 전에 이것을 봅니다
저는 하안검 수술 상담에서 지방과 주름만 보지 않습니다. 눈꺼풀이 얼마나 늘어져 있는지를 먼저 봅니다.
아래눈꺼풀을 손끝으로 살짝 아래로 당겼다가 놓습니다. 바로 제자리로 붙으면 눈꺼풀을 잡아주는 힘이 남아 있는 것입니다. 천천히 붙거나 눈을 한 번 감아야 붙으면 이완이 있는 것입니다. 이완이 있으면 지방과 피부만 정리해서는 안 되고, 눈꺼풀 바깥쪽을 함께 고정해 가로 길이를 줄여줍니다.
눈과 광대의 관계도 봅니다. 눈이 상대적으로 앞으로 나와 있고 광대가 낮은 분은 아래눈꺼풀이 아래에서 받쳐주는 힘이 약합니다. 이런 분들은 피부를 더 보수적으로 다룹니다.
절개를 어디에 하는가
눈꺼풀 안쪽 절개. 눈꺼풀을 뒤집어 안쪽 점막을 절개해 지방에 접근합니다. 피부를 건드리지 않으니 흉터가 남지 않고, 피부를 당길 일이 없어 외반 위험이 낮습니다. 눈 밑 지방이 주된 문제이고 피부 여유는 크지 않은 분에게 적합합니다. 젊은 분들이 대개 여기에 해당합니다.
속눈썹 아래 절개. 속눈썹 바로 아래를 절개합니다. 지방과 함께 늘어진 피부까지 정리할 수 있어 40대 이후에 많이 선택합니다. 다만 피부를 다루는 수술이므로 떼어내는 양에 더 주의해야 합니다.
어느 쪽이 좋다고 미리 정해두지 않습니다. 피부 여유, 지방의 위치, 눈꺼풀 이완을 보고 정합니다.
수술 뒤에 당기는 느낌이 들 때
하안검 수술 뒤 2~3주 사이에 아래눈꺼풀이 당기거나 약간 들뜬 느낌이 드는 분이 있습니다. 대개는 붓기와 안쪽 상처가 아무는 과정에서 생기는 일시적인 증상이고, 상처가 부드러워지면서 1~3개월에 걸쳐 가라앉습니다. 이 기간에는 눈꺼풀을 위로 밀어 올리는 마사지를 알려드립니다.
이 시기를 지나도 눈꺼풀이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으면 교정이 필요합니다. 흉터가 자리를 잡은 다음에 계획합니다.
이미 생긴 외반은 어떻게 하는가
원인에 따라 다릅니다. 눈꺼풀이 늘어진 경우에는 가로 길이를 줄여 바깥쪽에 다시 고정합니다. 피부가 짧아져 당기는 경우에는 당기는 흉터를 풀고 부족한 피부를 보충해야 하며, 귀 뒤나 위쪽 눈꺼풀에서 피부를 옮겨 옵니다. 안면신경마비에 의한 경우에는 가로 길이를 줄이는 것과 함께 눈을 덮어주는 방법을 보조적으로 쓰기도 합니다.
눈물이 빠져나가는 구멍 쪽만 살짝 들려 있는 가벼운 경우라면, 그 부분만 당겨 붙이는 작은 수술로 해결되기도 합니다.
수술보다 먼저 할 일
외반이 있으면 점막과 각막이 계속 마릅니다. 각막이 마르는 상태를 오래 두면 염증이 생기고, 심하면 각막이 손상됩니다. 수술을 기다리는 동안에는 인공눈물을 자주 넣고, 주무실 때는 안연고를 넣어 눈을 보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눈이 많이 아프거나 시야가 흐려지면 눈꺼풀 문제가 아니라 각막 문제일 수 있습니다. 이때는 수술을 미루지 말고 먼저 안과 진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정리
- 눈 밑이 불룩한 것과 눈꺼풀이 뒤집힌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 눈물이 흐르는 것은 눈물이 많아서가 아니라 빠져나가지 못해서입니다.
- 하안검 수술에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떼어내느냐보다, 눈꺼풀이 늘어져 있는지를 먼저 보는 것입니다.
아래눈꺼풀은 피부가 얇고, 떼어낸 것을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상담에서 더 보수적으로 설명드리는 편입니다. 눈물이 계속 흐르거나 눈이 시리다면 눈 밑 지방 문제가 아닐 수 있으니, 그 증상부터 말씀해 주십시오.
